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템바보드, 기억과 감성


최근, 넓게는 1990년대부터 현재까지도 인테리어 시장의 트렌드는 ‘모던스타일’이었습니다.

실제로 디자인 휴가가 받는 상담&요청의 대부분이 화이트 & 모던의 깔끔한 스타일입니다.

현 세기의 우리가 포스트 모더니즘을 지나 해체주의의 시대를 살고 있음에도, 인테리어 시장에 모더니즘이 강세를 띄게 된 것은 우리가 집을 감상의 대상이 아닌 ‘내가 사는 곳’으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내가 사는 집을 편안한 공간으로 디자인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 근대 모더니즘 건축의 정수인 ‘절제의 미학’임을 깨닫고 있었던 것이죠.

화이트 & 모던 디자인 사례 / 서대문구 청구 34py by Designhuga

근데 이상하게도 모던 스타일의 디자인을 원하는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공간, 혹은 가장 오랜 시간 생활하는 공간에는 감성적인 포인트를 요청하곤 합니다.

그 감성이 따뜻한 분위기의 조명인 경우도 있고, 톤다운 된 페인트인 경우도 있고, 아기자기한 인테리어 소품인 경우도 있지만, 디자인 휴가가 주로 추천드리고, 가장 만족도가 높은 감성포인트는 템바보드(혹은 목재)를 이용한 벽면/가구면 마감입니다.

템바보드를 이용한 가구마감 사례 / 이매진도넛 by DesignHuga

템바보드는 얇은 나무 막대기를 이어 붙여놓은 형태의 마감재료입니다.

물론 일반적인 목재가 아닌 목재 합판인 MDF를 주로 사용하긴 하지만,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목구조의 감성을 표현하는데는 그 무엇보다 적합한 재료입니다.

좁은 목재가 이어붙어 있기 때문에 통짜 목재합판으로는 표현할 수 없는 곡면도 손쉽게 표현할 수 있고, 색을 덧입히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응용할 수 있습니다.

템바보드를 이용한 거실 마감 사례 / 동탄 신안인스빌리베라 34py by DesingHuga

목구조는 사실 21세기를 살고 있는 우리들에게 익숙한 재료가 아닙니다.

목재로 지어진 집이나 내장이 목재인 집은 현대도시에서 쉽게 찾아볼 수 없으니까요.

하지만 신기하게도 우리는 목재 감성의 재료를 침실이나 서재같은 자신의 코어 스페이스의 마감재로 사용하길 원합니다.

목재로 포인트를 준 작은방 사례 / 판교 더샵 34py by DesignHuga

우리는 어느새 잊었을지도 모르지만, 사실 우리나라에서 목재는 너무나도 친숙한 재료입니다.

우리나라의 전통건축인 한옥도 그렇고, 1980년대까지 활발하게 지어진 도시형한옥만 보더라도 기본 구조가 목구조였습니다.

비록 현재는 만여채 밖에 남지 않았지만 2006년까지만 해도 서울 시내에만 한옥이 22,672동(‘06, ’14 서울시 조사자료)이나 남아 있었습니다.

우리는 모두 언젠가 목구조로 지어진 집에서 살았던, 눈에 담았던 기억을 갖고 있을 겁니다.


어린시절 살았던 동네에서 흔히 볼수 있었던 한옥 / 출처: 필자

예술가의 에고(Ego, 철학)는 작가 본인의 성장배경에서 큰 영향을 받습니다.

어릴 적 동네의 기억, 학창시절 학습한 내용, 그리고 살면서 겪은 수많은 일들로부터 말이죠.

거창하게 예술가의 철학을 꺼낸 것은, 집을 자신의 감성으로 디자인하고자 하는 우리 모두가 한 명의 예술가이기 때문입니다.

어릴 적 내가 자라온, 조부모님 댁에 갔던, 딱지치기를 하고 놀던 골목에서

우리는 우리도 모르는 새에 목재 재료에 대한 따뜻한 기억을 품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기억이, 목재료에 대한 따뜻한 감성이 자신의 집을 디자인하는 예술가로서의 철학에 녹아나오고 있는 것이죠.


템바보드를 이용한 서재 마감 사례 / 동탄 신안인스빌리베라 34py by DesingHuga

디자인휴가는 Bespoke(맞춤)를 지향합니다.

그리고 그 맞춤은 감성에도 해당됩니다.

여러분이 어릴적 뛰어놀던 동네에서, 단란하게 가족들이 둘러앉아 담소를 나누던 집안에서,

따뜻한 기억으로 남아있는 감성을 맞추어 드립니다.

​그럼 오늘도 푹 쉬세요. 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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